한 판을 얼마나 촘촘히 채우느냐가 단가를 정합니다 — 스켈레톤 공룡 피규어 출력 일지

안녕하세요, 와이하우스 집사입니다. 오늘은 스켈레톤 공룡 피규어를 빌드플레이트 한 판 가득 출력한 건을 가지고, 3D출력 대행 일을 하며 매일 하게 되는 고민 하나를 나눠보려 합니다. 바로 "한 판에 얼마나 알뜰하게 채울 것인가"입니다.

챔버 안에 완성된 스켈레톤 공룡 피규어 한 판
챔버 안에 완성된 스켈레톤 공룡 피규어 한 판

이번 건은 회색과 흰색 두 가지 색으로 여러 종의 공룡 골격 피규어를 소량씩 뽑아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안킬로사우루스 등 종류도 다양하고 개체마다 크기도 제각각이죠. 이런 소량 다품종 주문을 품목마다 판을 따로 돌리면 어떻게 될까요? 판을 돌린 횟수만큼 기계 가동 시간과 필라멘트가 늘어나고, 그만큼 단가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같은 색 품목은 최대한 한 판에 모아 배치했습니다. 한 판에 몰아 넣으면 출력 횟수가 줄어 시간과 재료가 절약되고, 그 절약분은 견적에 그대로 반영됩니다. 배치가 단가를 결정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셈입니다.

빌드플레이트 한 판 전체 — 큰 개체 사이 빈자리마다 작은 개체가 끼워져 있다
빌드플레이트 한 판 전체 — 큰 개체 사이 빈자리마다 작은 개체가 끼워져 있다

한 판 배치에서 작업자의 손이 가장 많이 가는 부분은 네스팅입니다. 큰 개체를 먼저 놓고 남는 빈 공간에 작은 개체를 끼워 넣는 작업인데요,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합니다. 겹치지 않게만 놓으면 빈자리가 남습니다. 개체의 형상을 뜯어보고 다리 사이 공간, 꼬리 옆 자리까지 계산해서 채워야 한 판의 밀도가 올라갑니다. 사진에서 큰 골격 사이사이에 작은 개체가 촘촘하게 앉아 있는 게 보이시죠. 이 빈틈없음이 시간과 재료를 아끼는 지점이고, 다시 말해 단가를 낮추는 지점입니다.

골격 디테일 — 척추와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
골격 디테일 — 척추와 갈비뼈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조

이 피규어의 구조도 비용에 유리합니다. 프린트-인-플레이스 방식이라 관절이 움직이는 상태로 한 번에 통짜 출력되기 때문에 별도 조립이 필요 없고, 서포트도 거의 쓰지 않습니다. 서포트가 없으니 떼어내는 후처리 시간이 줄고, 접촉 자국이 남지 않아 표면도 깨끗합니다. 후처리에 들어가는 수고까지 단가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출력 대행에서는, 이런 구조 자체가 견적을 낮추는 요인이 됩니다.

다만 촘촘함에는 한계 판단이 필요합니다. 개체끼리 너무 붙이면 출력 중 서로 간섭이 생길 수 있고, 한 개체가 무너지면 옆으로 번져 한 판이 통째로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알뜰함과 안전 사이에서 간격을 정하는 것도 결국 사람의 판단 몫입니다. 저희는 개체의 크기와 형상, 높이를 함께 보고 촘촘함의 선을 정합니다.

출력을 마친 뒤 빌드플레이트를 꺼내 검수하는 장면
출력을 마친 뒤 빌드플레이트를 꺼내 검수하는 장면

출력이 끝나면 플레이트를 꺼내 관절이 잘 움직이는지, 골격이 상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한 판을 알뜰하게 채우는 건 아껴 쓰는 재주가 아니라,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이 뽑아 드리기 위한 저희의 일하는 방식입니다. 소량이라 여러 종을 뽑아야 할 때는 파일만 먼저 보내주세요. 어떻게 한 판에 담을지 집사가 직접 배치해서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와이하우스 집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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